"하....... "
"후....... "
2009년 10월 29일 오후6시 30분을 지나,
공식적인 '퇴근시간'을 맞이하고서야
온종일 들이키기만 한 가빴던 숨을 몰아 내쉬어 본다.
굳이 오늘 내 손으로 처리한 복잡한 업무와,
와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다시 REWIND시켜 이 곳에 옮겨 적어놔,
이걸 보는 사람에게까지
이 짜증을 전염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오늘 참,, 여러모로 잘 견딘 하루였다, 싶다.
내일 처리해야 할 일들을
꽤 큼지막한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 머리맡에 붙여둔다.
내일도 아마 딱 저 만큼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될테지만,
그건 내일 또 맞닥뜨려 보기로 하고...
이번 주말에 계획해 놓은 '어느 고택에서의 하룻밤'을
좀 더 윤택한 하룻밤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빌려놓은
"천년의 선비를 찾아서"라는 책이
책상 한 켠에 놓여져 있는데,
농암 17대 종손이라는 이 지은이는
"빈둥빈둥"이 초심과 부합했다, 고 적었다.
강변을 산책하고 책이나 읽으며 한세월 살고자 해서,
경북 청량산 자락으로 들어가,
10여년을 '빈둥빈둥' 살다 보니
새삼스레 인생을 관조하게 되고,
그렇게 글을 쓰는 여유까지 생겼다고 고백했다.
지극히 현실적인 욕망을 추구하면서,
마음으로는 지극히 이상적인 것을 갈망한다고
스스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나는,
저 지은이와 같은 용기충만한 결단을 내릴 리도 없고,
'빈둥빈둥'을 동경하고 있다고 스스로 착각의 늪에 빠져,
'빠릿빠릿'을 직장생활의 노하우로 여기며
오늘도 종종걸음으로 사무실 이 곳 저 곳을 오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문득,
그래...
오늘처럼 이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아~ 오늘 나는 내 인생을 얼마나 윤택하게 만들었나,라고
자문해 보게 될 때,
그저 끊임없이
소중한 나를, 내 인생을
소진시키며 살고 있구나,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을때,
한없이 갑갑해진다.
점심 때 칼국수 한 그릇을 들이키면서,
머리 끝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굵은 땀방울을 이리저리 훔치고,
뚝뚝 흘려대고 있는 나를 보며
"요즘 몸이 왜그리 망가졌어?
예전엔 땀같은건 흘리지도 않더니..."라고
말해준 선배의 지나가는 한마디까지
돌이켜 곱씹어 보자니,
머리는 더 띵해져만 가고,
입 안은 점점 더 까끌해진다.
하필,
헌법재판소가
코미디같은 판결을 내린 오늘...
─ ⓒ matane,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