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의 눈물보다 분노의 눈물에 지지 말기를...
그 사람에게 행복한 눈물을 되돌려 주겠습니다.
─ ⓒ matane, 2008
마침 오늘 일을 쉬셨던 아버지의 추임새에 못 이기는 척,
여름 옷 두어가지를 사는데 10만원을 넘게 쓰셨다던 어머니께서,
"도둑질이라도 한 것 처럼,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더라" 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이 백화점에 가서 옷을 샀을 리도 만무하고,
기껏해야, 싸디 싼 옷가게에서 저렴하게 파는 그저 그런 옷을 사온 것 뿐일텐데도 말이지요.
많진 않지만, 몇 번인가 백화점에서 파는 조금 비싼 옷을 사드렸던 적이 있는데,
그렇게 선물로 받아 입는 옷과는 다른 느낌인가 봅니다.
살림에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할 때의 느낌이 남달랐던 모양이라고 짐작하면서도,
옷 사는데 고작 10만원 남짓 쓰고 가슴이 방망이질을 치더라는
어머니의 소심한 고백에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다른 방면으로는 그리 재빨리 돌아가지 않는 머리가,
아마도, "10만원 = 쌀 두 포대도 넘음" 등등의
"환산"과정을 거치게 되면서,괜한 짓을 한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을테지요...
이런 어머니에게 연민을 느끼면서도,
그렇게 살아있는 어머니의 '심장'이 자랑스러워졌습니다.
10만원어치 옷을 사고나서,
도둑질이라도 한 것처럼 콩닥콩닥 뛰어 대더라는 그 '심장'이요.
어지간해서는 나쁜 짓을 하고도 자각조차 못하는
그런 인간들이, 그런 조직들이 수도 없이 많잖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 몇명이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강변 둑길.
친구 한 녀석이 둑길 옆 텃밭 한 구석에 탐스럽게 열린 호박을 보고서는
대뜸 큼지막한 놈으로 골라 따버린 통에,
엉겁결에(?) 친구들 모두 호박을 싹쓸이해서 갔던 기억이 납니다.
왜 하필 곧바로 따 먹지도 못하는 호박이었나,,,
지금 생각하면 웃음 밖에 나지 않는 일이지만,
어머니는 그 때 제가 꺼내 놓은 호박을 보고서,
겨우 니 주먹만한 거를 따 왔네... 나쁜 짓인 줄 알아서 그랬던 거제?"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집으로 오는 내내 그토록 콩닥콩닥 방망이질 하던 저의 심장 소리를
어머니는 이미 듣고 계셨겠지요...
오늘 저녁,
그렇게 방망이질치던 제 심장소리가
아주 가깝게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 ⓒ matane, 2008